유독 우리나라는 천재아이에 대한 동경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TV 방송 등 각종 언론이 이를 부추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긴 합니다.
한 때 한국에서 미·적분 문제를 능숙하게 푸는 모습을 보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초등학교 아이가 있었습니다.
조기에 대학을 진학하였지만 결국 또래 아이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학업 성취도를 보였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쩌면 그 아이는 선행 학습을 많이 한 수재에 불과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기 진학 등 영재 코스를 밣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정규 교육을 받았더라면 명문대학에 입학하며 더 나은 삶을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영재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모범생이 아니라 문제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가 4세일 무렵 캐나다로 온 가족이 있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어렵게 태어난 3대 독자였기에 부모님의 사랑이 지나칠 정도였습니다.
좀 더 나은 교육을 받고자 유치원(Pre-school)부터 사립학교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북미 대부분의 주(州)에서는 저소득층 가족 지원 제도 등을 제외하고는 유치원 과정에 대한 정부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사립 유치원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며 낙후된 시설의 유치원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 비해 매우 비싼 편입니다.
보통 공립 초등학교에서 Kindergarten을 운영하지만 전일제가 아니라 격일제 또는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하루 약 3시간 정도만 교육을 제공하는 주도 많습니다.
그래서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사립학교를 보내고 고학년에는 공립학교로 전학하는 사례도 흔히 있습니다.
그 아이가 학교에 처음 간지 며칠 후 담임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아이가 너무 산만하고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르지 않아 다른 아이들에게 자꾸 피해가 간다는 불만이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가 매일 자원봉사로 교실 운영을 도와주기로 하면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북미에서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에 대하여 불평을 한다는 것은 일단 흔치 않은 일입니다.
부모님의 도움 요청으로 필자가 그 아이를 관찰하고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호기심이 풍부하여 질문이 많았습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상황에서도 궁금한 점이 많았고 주로 어른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었습니다.
놀이를 할 때도 본인이 전적으로 주도해야 하는 등 전형적인 영재의 특성을 보였습니다.
필자의 조언으로 심리학자에 의한 정밀 진단을 받아본 결과 그 아이는 영재로 식별되었습니다.
결국 공립 영재학교에 지원하여 영재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사립학교의 담임교사가 영재 프로그램에 대하여 알고 있었으면 어땠을까요?
부모님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보다는 다른 길을 모색해 주고자 했을 겁니다.
물론 사립학교의 교원이었기에 아이에게 공립학교의 프로그램을 추천하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북미 공립 교육계에서는 학습 측면에서 ‘영재’와 ‘학습 장애 아동’을 동일시합니다.
정규 교육의 획일화된 교육 방법과 환경 하에서는 개인 성향에 맞는 교육 제공이 어렵다고 보고 개인별로 특화된(Special needs) 학습이 필요하다고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북미에서는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만이 영재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현지에서는 다수의 평범한 아이들이 영재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영재학생들의 출신국가를 살펴보면 중국계와 인도계 학생들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통계학적으로 북미에서는 소수민족인 중국계와 인도계 학생들의 영재 비율이 50% 이상 될 수가 없는데도 말이죠.
이는 학부모의 관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아이를 영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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